나의 이야기

비밀정원

청라 (靑螺) 2019. 6. 15. 21:05

언젠가부터 울타리를 기웃거립니다

그곳에는

초록 잎들이 살고 있습니다

 

때론 성난 바람도 있고

게으른 마음을 깨워 주기도 합니다

 

아픈 다리도 쉴 수 있게 나무 등걸이

의자를

내어 주기도 합니다

 

어린 새들의 남남한 소리도,

서늘한 달빛이 거닐 때는

풀벌레 소리도 초롱초롱합니다

 

어떤 날 낙우송 아래 앉아 까박 졸다가

낙우송의 말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

바람과의 대화를 엿들은 게지요

그 이야기를 세상 밖에 걸어 두기 시작했습니다

 

정원 대문 비밀번호는 울타리를 서성거리다

마음의 빗장을 풀면

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한참 후에 알았습니다

 

비밀정원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

비밀정원의 일기를 대필하고

있는거지요

 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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