언젠가부터 울타리를 기웃거립니다
그곳에는
초록 잎들이 살고 있습니다
때론 성난 바람도 있고
게으른 마음을 깨워 주기도 합니다
아픈 다리도 쉴 수 있게 나무 등걸이
의자를
내어 주기도 합니다
어린 새들의 남남한 소리도,
서늘한 달빛이 거닐 때는
풀벌레 소리도 초롱초롱합니다
어떤 날 낙우송 아래 앉아 까박 졸다가
낙우송의 말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
바람과의 대화를 엿들은 게지요
그 이야기를 세상 밖에 걸어 두기 시작했습니다
정원 대문 비밀번호는 울타리를 서성거리다
마음의 빗장을 풀면
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한참 후에 알았습니다
비밀정원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
비밀정원의 일기를 대필하고
있는거지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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