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이야기

목탁 두 귀로 듣는 섣달

청라 (靑螺) 2019. 6. 15. 21:07

까악까악 마른 까마귀 울음

싸락눈은 아까부터 댓돌에 앉아있는

생채기 난 고무신을 자꾸 신어보고

바르르, 문풍지 겨울을 물고 있다

 

아궁이 잔솔가지 타 다 닥 타다닥

고구마 익어가는 무쇠 솥,

달그락달그락 화음을 이루고

 

기러기 하늘을 이고

나들이 가던 때

흙이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암자

처마 끝에 매달은 곶감

바람은 분칠을 더해주고

 

싸그락 사그락 토방에

눈 내리는 소리

목탁 두 귀로 듣는 섣달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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