빗소리 한참 꿈을 꾸다 잠이 깼다 빗소리, 가슴이 콩닥콩닥 어둠 속에서 내려올 때도 방울들 서로 부딪히지 않는다 땅에 떨어져 튀어 오를 때도 어깨 높이가 같다 몇 십 년 지나도 변치 않는 그 소리 닮고 싶다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소리 마음속으로 세다 빗소리 베고 다시 잠이 들려나, 나의 이야기 2019.06.15
맹골수도 -팽목항 사흘 째 늑대들은 사월의 들판에 누워있는 새끼 양들을 덮쳐 목덜미를 물고 살려 달라! 소리치는 어미들의 울부짖음 기도도 외면한 채 더 목을 조이고 작은 포구에는 며칠째 뜬 눈으로 밤을 새운 붉게 핏발 선 눈동자들 숯덩이만 남은 가슴들은 숨을 쉬기도 버겁고 아무도 가족들의 울분을 대신해.. 나의 이야기 2019.06.15
청운의 학 -선일여고* 하얀 깃을 단 학들이 오후 라일락 향기 어리는 언덕을 내려오고 있다 바닷물을 떠받을 듯 하늘을 잡을 듯 무한한 진리를 탐구하고자 눈 오는 겨울도 풀 향기 가득한 이름 봄에도 학들은 이슬을 밟고 해지는 노을을 따라 청운의 날개를 피로한 줄 모르고 펄럭이고 있다 *선일여고: 서울특별.. 나의 이야기 2019.06.1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