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이야기

맹골수도 -팽목항 사흘 째

청라 (靑螺) 2019. 6. 15. 20:57

늑대들은 사월의 들판에 누워있는

새끼 양들을 덮쳐 목덜미를 물고

 

살려 달라! 소리치는

어미들의 울부짖음

기도도 외면한 채 더 목을 조이고

 

작은 포구에는

며칠째 뜬 눈으로 밤을 새운

붉게 핏발 선 눈동자들

 

숯덩이만 남은 가슴들은 숨을 쉬기도 버겁고

 

아무도 가족들의 울분을 대신해주지 못한다

떠나갈 듯한 곡성

또 다른 주검들

 

바다는 알라스카 불곰이

연어를 물고 뒤흔들 듯

표독스럽게 물고 있다

 

환청처럼 또 들린다 피맺힌 목청들

 

돌아올 사월,

눈을 헤치고 나온 인동초 새순처럼

그들 가슴에 새살이 돋기를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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