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이야기

모색(暮色)

청라 (靑螺) 2019. 6. 13. 21:44

 

엷은 겨울 햇살이

스칠 듯 스칠 듯 지나갑니다

 

까마귀,

저만치 걸어오는

어둠을 바라봅니다

 

아직 돌아오지 않는 새끼들을

기다리는 거겠지요

저녁상 국이 식어 가는데

 

날갯짓 파동을 듣고

어미는 아랫목에 묻어 둔

고슬한 밥그릇을 내어 놓습니다

 

차가운 두 손을

겨드랑에 꼭 끼워주고

두 볼도 비벼줍니다

 

엷은 겨울 햇살이

스칠 듯 스칠 듯 지나갑니다

 

 

 

 

 


'나의 이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함초롬히  (0) 2019.06.15
풍인風人  (0) 2019.06.15
홀로 운다 풍경이  (0) 2019.06.13
상강霜降  (0) 2019.06.13
우수雨水   (0) 2019.06.13